학생 감소 앞세운 교부금 개편…교육계 “내국세 20.79%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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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협의회 공개토론회…“교육재정은 미래세대 위한 투자”
제주교총 “중앙정부 의존도 74.6%…소규모학교 직격탄”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제공]
[뉴스제주 최지희 기자] 학생 수 감소를 명분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바꾸려는 정부 움직임에 교육계가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하는 비용은 그대로인 데다 돌봄과 특수교육, AI·디지털교육 등 새로운 재정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이유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재정당국을 중심으로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일방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시·도교육감과 교육재정 전문가, 교원·학부모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부금 개편이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을 짚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과 조용식 울산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교부금 변동과 기금 소진, 필수경비 미편성 등으로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이미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 교원과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과대·과밀학교와 소규모학교가 동시에 존재하는 데다 특수교육 대상자 증가와 유보통합, 늘봄학교, AI·디지털교육 등 교육청이 감당해야 할 사업도 늘고 있다.
교부금이 줄면 학생 지원과 교육활동 예산부터 삭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냉난방비와 전기요금, 인건비 등 고정경비는 줄이기 어려워 학급운영비와 도서구입비, 기초학력·정서 지원비 등이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부금이 축소될 경우 과밀학급 해소가 지연되고 교원 정원 감축과 순회교사 확대, 학교기본운영비 부족 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실패 사례도 제시됐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이 국가 재정 압박을 이유로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을 축소한 뒤 대도시 중심의 세원 편중과 지방교육재정 악화, 정규 교원 감축과 기간제 교원 증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농어촌지역 초등학교 2231개교와 중학교 491개교가 통폐합되거나 폐교돼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과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교육재정 축소가 사교육비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2024년 전국 학생 수는 8만 명 줄었지만 사교육비는 2조1000억 원 증가했고 사교육 참여율은 처음으로 80%를 기록했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은 “교육재정은 현재 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감당하는 투자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교육현장을 배제한 채 재정 논리만으로 지방교육재정의 큰 틀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 교육계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20.79% 연동 구조를 유지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분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국가재정 효율성을 이유로 내국세 자동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해 교부금 총액을 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교총은 학생 수가 교부금 산정의 주요 기준이 될 경우 소규모학교가 많은 제주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내 초등학교 10곳 가운데 4곳은 전교생 10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다. 읍·면지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3곳 중 2곳에 달한다. 교부금이 줄면 교육활동비와 학교운영비 삭감에 이어 장기적으로 학교 통폐합 압박까지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교육재정의 높은 중앙정부 의존도도 부담이다.
2026년도 제주도교육청 교육비특별회계 예산 1조5788억 원 가운데 중앙정부 이전수입은 1조1777억 원으로 전체의 74.6%를 차지한다. 보통교부금만 1조835억 원에 이른다.
제주에 배분되는 보통교부금은 전국 총액의 1.57%다. 전국 교부금 총액이 줄거나 증가 폭이 제한되면 제주교육재정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장정훈 제주교총 회장은 “교육재정은 학생 수에 따라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 모든 학생의 배움과 학교를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임”이라며 “소규모학교와 농어촌·도서지역 학교가 많은 제주에서 내국세 연동제 폐지는 학교와 지역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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