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회복에 '명리학' 접목… 제주교총 연수 80명 조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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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초 최지영 교사, 명리학 활용 강의
사주팔자·십성으로 자기기질 탐색
운세풀이보다 자기이해·성찰에 초점
교권침해·업무부담 속 회복 프로그램

12일 제주국제교육원에서 열린 제주교총 교사 힐링 연수에서 최지영 곽금초등학교 교사가 ‘내 삶의 기본 에너지 지도, 사주팔자’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참가 교원들은 명리학의 사주팔자와 일간, 십성 개념을 활용해 자신의 기질과 행동 특성을 돌아봤다. 사진=제주교총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교권 침해와 민원 대응, 과중한 업무로 지친 교사들이 자신의 기질과 감정을 돌아보는 힐링 프로그램에 명리학을 활용한 이색 연수가 제주에서 열렸다. 사주를 미래를 점치는 수단보다 자기이해와 성찰의 소재로 활용한 연수로, 모집 인원 80명이 조기에 마감됐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장정훈)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제주국제교육원에서 도내 교원 80여명을 대상으로 '나를 찾는 산책, 쉼표 그리고 Release' 힐링 연수를 진행했다.
제주교총 회원뿐 아니라 도내 모든 교원에게 참가 신청을 받았다. 정원 80명은 선착순으로 조기 마감됐으며 참가비는 제주교총이 전액 지원했다.
강의는 곽금초등학교 최지영 교사가 맡았다. 최 교사는 학생기질탐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연수를 이해하려면 먼저 명리학의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명리학은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천간과 지지, 음양오행의 관계로 풀어 개인의 기질과 삶의 흐름을 해석해 온 동아시아의 전통적 해석 체계다. 태어난 시점을 연주·월주·일주·시주 등 네 개의 기둥으로 나누고 각 기둥을 두 글자로 표시해 모두 여덟 글자가 된다는 데서 '사주팔자'라는 표현이 나왔다.
전통적으로 성격과 인간관계, 진로와 운세 등을 해석하는 데 활용돼 왔지만 현대 심리학의 표준화된 성격검사나 과학적으로 검증된 심리진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제주교총도 이번 연수를 운세풀이 과정으로 구성하지 않았다. 명리학의 분류체계를 이용해 참가자가 평소 행동과 감정, 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신의 특성을 돌아보는 자기탐색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만세력 애플리케이션으로 생년월일시를 입력해 자신의 사주팔자를 확인했다. 이어 태어난 날을 나타내는 기둥인 일주의 천간, 이른바 '일간'을 기준으로 다른 글자와의 관계를 살펴봤다. 명리학에서는 일간을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점 가운데 하나로 삼는다.

12일 제주국제교육원에서 도내 교원들이 제주교총의 힐링 연수를 듣고 있다. 제주교총은 명리학을 운세풀이보다 자신의 감정과 행동, 관계를 돌아보는 자기이해의 소재로 활용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사진=제주교총 제공
강의에서는 '십성' 개념도 활용됐다. 십성은 일간과 다른 요소의 관계를 일정한 유형으로 나눠 해석하는 방식으로, 관성·인성·식상·재성 등의 범주를 통해 행동과 관계의 특성을 살펴본다. 교사들은 자신의 사례를 대입하며 평소 행동방식과 감정반응, 대인관계를 돌아봤다.
연수의 문제의식은 학생의 성향과 감정을 살피는 교사에게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교사는 수업뿐 아니라 생활지도와 학부모 상담, 동료와의 협업,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타인의 요구와 감정에 대응한다. 제주교총은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방식을 점검하고 회복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참가 교사는 "늘 아이들의 기질을 살피면서도 정작 내 기질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나를 이해하고 나니 학생과 동료를 바라보는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교총은 명리학적 해석 자체보다 '나는 어떤 기질을 가졌고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가'를 스스로 질문하도록 하는 데 연수의 의미를 뒀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이나 심리검사를 대체하기보다 교사가 일상에서 자신의 감정과 관계를 돌아보는 자율적인 회복 프로그램으로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수에 80명의 신청자가 빠르게 몰린 점도 교사들의 회복 프로그램 수요를 보여준다. 교육활동 침해와 민원 대응, 업무 부담 등이 이어지는 학교 현장에서 교원의 마음건강과 회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제주교총은 이번 연수를 시작으로 하반기 회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국내 직무연수와 문화탐방, 숲길 걷기, 배구·볼링·파크골프, 2040 회원 대상 캠핑 등을 순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장정훈 제주교총 회장은 "교권 침해와 과중한 업무로 지친 선생님들이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곧 교실의 회복으로 이어진다"며 "교원의 마음 건강과 회복을 지원하는 연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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