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총, 국교위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방안에 반대 입장 표명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돌봄 문제를 수업시수 확대로 풀어선 안 된다
- 제주교총, 국교위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방안에 반대 입장 표명
- 교육과 돌봄은 분리해야… 교원 정원 확대·교육과정 개편·업무 경감이 선결과제
- 소규모·복식학급 많은 제주, 획일적 하교시간 연장은 현장 부담만 가중
□ 제주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장정훈, 이하 제주교총)는 국가교육위원회가 9월 3일 정책포럼을 통해 공론화한 ‘초등 1·2학년 오후 3시 하교(정규 교육시간 확대)’ 방안에 대해 “돌봄 공백이라는 사회 문제를 저학년 아이들의 의무수업 시간을 늘려 해결하려는 발상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 국교위는 현재 오후 1시경인 초등 1·2학년 하교시간을 3·4학년 수준인 오후 3시경으로 늦추고, 이를 10월 발표 예정인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2018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추진하다 교육계의 반발로 무산된 정책을 사실상 그대로 되살린 것으로, 당시 지적됐던 교원 정원·교육과정·학교 공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 제주교총은 한국교총과 같은 입장에서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과, 모든 학생의 의무수업 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업시간이나 학교 체류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입시 경쟁과 사회 구조에 기인한 사교육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돌봄 격차 해소가 목적이라면 정규수업이 아니라 돌봄의 질과 학부모 선택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등 1·2학년은 유아기에서 학령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기로, 학습 못지않게 놀이·휴식·신체활동·또래 관계·가정생활을 통해 균형 있게 성장해야 하는 시기다. 현장 교사들은 “5교시만 되어도 아이들이 드러눕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학생 설문에서도 65.5%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학교에 오래 머무는 것이 곧 더 좋은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 여건 조성 없는 시간 확대는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정규수업 확대에 앞서 ▲교원 정원 확대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저학년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과정 개편 ▲교실·휴식 공간 확충과 안전인력 배치 ▲교원 행정업무 경감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특히 늘봄학교가 ‘온동네 초등돌봄’으로 확대·개편되는 상황에서 정규수업까지 늘리면 기존 돌봄·방과후 체계와 시간·인력·공간이 중첩돼 학교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 개편으로 교육재정 감소가 우려되는 시점에 대규모 교원 충원과 시설 투자가 필요한 정책을 재원 대책 없이 추진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 제주는 소규모학교와 복식학급 비율이 높아 전국 평균과는 사정이 다르다. 1·2학년 수업이 늘어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담임교사 한 명에게 집중되고, 교과전담교사나 강사 인력을 확보하기도 도시 지역보다 훨씬 어렵다. 이미 돌봄교실과 늘봄 프로그램으로 오후 3시 이후까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정규수업 확대는 돌봄전담 인력과 공간의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마다 학생 수·시설·교직원 구성이 다른데도 전국 모든 학교의 하교시간을 일률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제주의 학교 현실을 외면한 처사다.
□ 이에 제주교총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초등 저학년 정규수업 확대 방안의 국가교육발전계획 반영 철회 ▲돌봄 정책과 교육과정 정책의 명확한 분리 ▲교원 정원·교육과정·공간·재정 등 선결과제에 대한 구체적 이행 계획 선(先) 제시 ▲추진 시 수요조사에 기초한 선택적·단계적 시범운영을 요구했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는 국교위 논의 과정에서 도내 소규모·복식학급 학교의 현실을 적극 반영하고, 교육감이 표방한 ‘초개별화 맞춤교육’ 기조와 일률적 수업시수 확대가 양립할 수 있는지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요청했다.
□ 장정훈 제주교총 회장은 “‘몇 시까지 학교에 있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학교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줄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며 “돌봄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질 높은 돌봄을, 모든 아이에게는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을 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지, 교실에 더 오래 붙잡아 두는 것이 책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교총은 한국교총과 함께 여건 조성 없는 저학년 수업시수 확대에 끝까지 반대하며, 도내 교원의 목소리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 9. 4.
제주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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